눈 내리는 밤 숲 옆에 발을 멈추고 - 프로스트 / 김동성(金東晟) 옮김
이것이 누구의 숲인지 내가 아는 듯하다.
하기야 그 사람의 집은 저 쪽 마을에 있지만,
그는 내가 그의 숲이 눈 속에 파묻혀 가는 것을 구경하느라고
이렇게 서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하리라.
나의 조그만 말은 농가 하나 보이지 않는 곳에
일년 중에도 가장 어두운 밤에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추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혹시 무슨 착각이나 일으키지 않았느냐고 묻기라도 하는 듯이
말은 목에 달린 종을 흔들어 본다.
그 종소리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목화송이 같은 눈 내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나는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아직도 몇 십 리를
더 가야만 한다.
나는 잠자기 전에 아직도 몇 십리 더 가야만 한다.
<프로스트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