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배 - 타고르 / 김기태 옮김
날마다 나는 종이배를 하나씩 흐르는 물에 띄워 보냅니다.
크고 검은 글씨로 나는 종이배 위에 내 이름과 내가 사는 마을 이름을 적어 놓습니다.
낯선 나라 누군가가 내 배를 발견하고 내가 누구인지 알아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 집 전원에서 따온 슐리꽃을 내 작은 배에 싣고
이 새벽의 꽃들이 밤의 나라로 무사히 실려 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는 종이배를 띄우고 하늘을 보고, 바람 안은 흰돛 모양의 조각구름을 바라봅니다.
하늘의 내 또래 장난꾼이 내 배와 경주하기 위하여 바람을 구름에 날리는지 알 수 없어요 !
밤이 오면 나는 얼굴을 팔 안에 묻고 한밤의 별 아래 내 종이배가 흘러 흘러가는 꿈을 꿉니다.
잠의 요정들이 그 배에 노를 젓고 뱃짐은 꿈으로 가득찬 바구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