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의 시는 참신한 치장도 없고
도무지 변화 무쌍할 줄 모르는가 ?
왜 유행따라 새로 고안된 방법과
기발한 표현에 유의할 줄을 모르는가 ?
왜 나는 한가지로 꼭 같은 것을 끄적이며
나의 시상(詩想)에게 눈에 익은 낡은 옷만 입혀
거의 말 마디마다 내 이름을 말하며
그 출생과 출생지를 빤히 보이는가 ?
오오, 기억하세요. 사랑하는 이여,
언제나 나는 당신 얘기만 써요.
당신과 사랑이 변함없는 게 내 주제랍니다.
그러므로 나의 최선은 옛말을 새로 옷 입혀
이미 썼던 것을 다시 쓰는 것입니다.
마치 태양이 매일 새롭고도 옛스럽듯이
내 사랑은 했던 얘기 그냥 하는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