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의 영미시 산책]낙엽을 기다리는 오솔길에서
고통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 사라 티즈데일(1884~1933) | |
-Sara Teasdale-
I lift my heart as spring lifts up
A yellow daisy to the rain;
My heart will be a lovely cup
Altho’ it holds but pain.
For I shall learn from flower and leaf
That color every drop they hold,
To change the lifeless wine of grief
To living gold.
연금술
-사라 티즈데일(1884~1933)-
봄이 노란 데이지꽃 들어 비 속에
건배하듯, 나도 내 마음 들어 올립니다.
고통만을 담고 있어도
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겁니다.
담겨 있는 방울방울 물들이는 꽃과 잎에서
나는 배울테니까요. 생기없는 슬픔의 술을
찬란한 금빛으로
바꾸는 법을.
봄비를 함빡 머금은 노란 데이지꽃이 마치 맑은 술을 담은 잔과 같이 보입니다. 무색의 빗물은 꽃 안에서 예쁜 금색이 됩니다. 우리의 마음도 잔과 같습니다. 때로는 희망과 기쁨을, 때로는 절망과 슬픔을 담게 됩니다. 시인의 마음속 잔에는 지금 고통만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빗물을 금빛으로 변화시키는 데이지꽃처럼 시인은 고통을 기쁨으로 바꾸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시인의 마음은 데이지꽃 못지않은 예쁜 잔이 되겠지요.
그렇지요. 우리의 마음의 잔에는 쓰디쓴 고통만이 담겨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것을 찬란한 지혜, 평화, 기쁨으로 바꾸는 것이 삶의 연금술이지요. 그건 아는데, 머리로는 뻔히 아는데, 정말 시어처럼 멋진 삶의 연금술사가 되기란 얼마나 힘이 드는지요.
(서강대교수·영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