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뜯는 이 빵은 전에 귀리였다. 이국 땅 나무에 매달렸던 이 포도주가 그 열매 속에 뛰어들었다. 낮에는 사람이 밤에는 바람이 그 곡식을 쓰러뜨렸고, 그 포도의 기쁨을 파괴했다.
한 때 이 포도주 속에서 여름 피가 덩굴을 장식한 살 속으로 쳐들어갔고, 한 때 이 빵 속에서 귀리는 바람 속에서 즐거웠는데, 인간은 태양을 부수고, 바람을 끌어내렸다.
네가 쪼개는 이 살, 네가 혈관 속에서 황량하게 만드는 이 피는 관능의 뿌리와 水液에서 자란, 귀리였고, 포도였다. 내 포도주를 네가 마시고, 내 빵을 네가 물어뜯는다.
딜런 토마스『현대영미시감상Ⅰ(이창배전집 10)』 (동국대학교 출판부)
▶ 딜런 토마스 약력 (1914-1953)
영국 스원시 태생. 20세 때 첫시집 『18편의 시』로 천재 시인으로 인정받음. 이어『25편의 시』『사랑의 지도』『죽음과 입구』등과『딜런 토마스 전시집』으로 193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 시, 소설, 극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적 기질을 발휘하였으나 미국에서 낭송여행 중 39세로 요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