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제 목소리를 찾고 있었다. (귀뚜라미들의 왕이 그걸 갖고 있었다) 물방울 속에서 소년은 제 목소리를 찾고 있었다.
말하려고 그걸 원하는 게 아니에요. 나는 그걸로 반지를 만들 거예요. 그래서 그가 자기 작은 손가락에 내 침묵을 끼도록 하려구요.
물방울 속에서 소년이 자기 목소리를 찾고 있었다. (유폐된 목소리가, 멀리서, 귀뚜라미의 옷을 입는다)
로르카 시집『강의 백일몽』중에서, 정현종 옮김 <민음사>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약력
1898년 스페인 그라나다 근처 푸엔테바케로스에서 출생. 22세 때 첫 시집 『시집』출간 이후 시와 희곡은 물론 인형극, 음악, 미술 등 예술전반에 걸쳐 다재다능한 활동을 하여 국제적 명성을 얻음. 시집으로 『시집』, 『집시 민요집』, 『깊은 노래의 시』,『익나시오 산체스메히아스를 애도하는 노래』 등이 있으며 1939년 스페인 내란 때 살해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