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ges of illusion (part 7) - 정재학
바다에 가라앉은 기타,
갈치 한 마리 현에 다가가
은빛 비늘을 벗겨내며 연주를 시작한다
소리 없는 꿈...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지만 부끄러워져
당분간 손톱을 많이 키우기로 마음먹는다
백 개의 손톱을 기르고 날카롭게 다듬어
아무 연장도 필요 없게 할 것이다
분산(奔散)된 필름들을 손끝으로 찍어모아
겹겹의 기억들 사이에서
맹독성 도마뱀들이 헤엄쳐나오도록 할 것이다
달의 발바닥이 보일 때까지
바다의 땅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나도 나의 사정거리 안에 있다
네가 고양이처럼 예쁜 얼굴을 하고 딸꾹질을 하고 있는 동안
나는 보라색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생선이 되어 너의 입속에 들어가고 싶었다
아무 미동도 없이,
고요하게
어른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