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 나해철(1956~ )
추억한다
모든 것을
입술을
입술이 했던 모든 것을
추억한다
손을
손이 했던 모든 것을
추억한다
모든 것을
시간을
시간이 했던 모든 것을
뒤의 한 줄은 성인들만 읽으시길. 몸 가진 이라면 지난 한 해 동안의 섹스도 꼼꼼히 추억해보자. 얼마나 위대하고 성숙한 사랑의 환희였는지, 아니었는지…. 더불어 '시인의 영혼'으로 추억해보자. 입술로 한 숱한 말들과 손으로 쓴 휴대전화 문자들까지를…. 거기에 내가 일 년간의 시간에 했던 모든 게 다 들어있을 것이다. 손 들고 벌설 것인가. 손 내려 박수 칠 것인가.
김경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