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 - 고재종 (1959~ )푸르른 한때애인의 이름을 나무둥치에 새기며소리 죽여 운 적이 있다수천 수만 나뭇잎이 일렁거렸다 십몇년 전 낡은 강의실 난로 연통에도 한 이름이 절규처럼 적혀있었다. '죽도록 사랑해'란 말과 함께. 그런 절절한 전각 한번 해보지 않고 청춘을 건넜다 할 수 없으리.김경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