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사연 - 박 광 호 - 그 시월에 당신은 바람처럼 스쳐가고 나는 시름을 떨구고 떨구다 마지막 한 잎 미련인 듯 희망을 안고 버텼지만 내게 다시 온 당신은 하늬바람 싸늘히 변해버린 그 마음에 나는 마지막 소망도 접어버린 나목이었습니다. 침묵의 세월 고난의 세월인 겨울을 바라보며 삼동의 아픔을 견뎌야 할 설움에 하루하루가 슬픔입니다. 봄꽃들의 축복을 받으며 꿈을 피우고 사랑하며 한 시절 뜨겁게 삶을 꾸려왔지만 영원할 수 없는 사랑인가요 아마도 변하는 세정에 당신도 어쩔 수 없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