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에 두고 온 작은 배 - 김규동 (1925~ )
가고 있을까
나의 작은 배
두만강에
반백년
비바람에
너 홀로
백두산 줄기
그 강가에
한줌 흙이 된 작은 배
슬프다. 노시인의 가슴속에 흐르는 작은 배. 반백년이 흐른 지금도 탈 수 없는 배. 남으로 떠난 주인을 기다리다가 이제는 한줌 흙이 된 기다림의 배. 그 배를 그리워하는 이는 이제 노시인 한 사람뿐이 아니다. 언젠가는, 그 언젠가는 우리 모두 그 배를 타고 두만강을 노 저어 갈 날 있으리.
정호승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