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굽에서 피어오르는 흙먼지 - 김행숙 뒷굽에서 앞굽으로 피어나는 이야기 앞발과 뒷발이 섞일 때 커브에서 트랙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요 신사국민학교 6학년 8반 또는 3월 31일 내 키는 자라는 걸 그만뒀습니다 센티미터, 밀리미터, 또 다른 눈금들, 이를테면 온도계의 당신이, 연속적인 당신이 키가 큰 사람으로 성장할 때 당신이 저 위에서 머리를 떨어뜨리고 나를 찾을 때 여보세요…… 여보세요…… 목소리는 뚜뚜 작아집니다 나는 곰곰 생각했습니다 말을 타고 떠난 자들에 대하여 다음 해 꽃이 돌아오는 봄-나무에 대하여 다음 해에 죽는 일년-초에 대하여 알맞은 키에 대하여 어깨를 움츠릴 때 목이 없어지고 등을 구부릴 때 사라진 키를…… 나는 힘껏 박차를 가하였습니다 새빨개지도록 성난 神처럼 수단과 목적의 무한한 접근 단 하나의 뿔이 되는 시간, 채찍처럼 긴 시간, 현재적인 현재는 흙먼지에 싸여 앞과 뒤가 없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