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한겨울 못잊을 사랑하고한게령쯤을 넘다가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뉴스는 다투어 수십년만의 풍요를 알리고자동차들은 뒤뚱 거리며제 구멍들을 찾아가는라 법석이지만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오오 눈부신 고립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 하지만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애도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아름다운 한게령에 기꺼이 묶여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