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규 시인은 1956년 출생. 1985년 '南民詩(남민시)' 동인으로 활동. 1992년 『창작과 비평』가을호에 「친구」「산」(연작)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사과꽃 편지』,『당몰샘』출간.
뭐라고? 중요한 건 새가 날고 꽃이 피어나는 것 뿐이라니, 그래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정말이지 우리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며 숨이 헉헉 차도록 달려가는 무엇에 대하여 진지하게 사유해 보았는가. 어떤 이유로 그 무엇이 그토록 중요해졌을까. 돈을 위하여, 명예나 권력을 위하여 나는 무엇에 이르고자 했는가. 집착하여 여기까지 달려왔는가. 그리하여 나의 나뭇가지에 다가와 노래하는 새와 내 곁에 머물며 사랑으로 피어나는 한 송이의 꽃은 그 길에 있어서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기지 않았는가. 비극과 슬픔이 항상 내 삶을 비껴가지 않듯이 기쁨과 행복도 또한 살아가는 동안의 인생에 송두리채 어긋나가지는 않는다. 나의 오늘은 언제나 “절대로 정면에” 있는 것이다. 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정작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생각해 볼 일이다. 가을꽃 구절초가 피어나고 햇노란 산국이 피어날 것이다. 저 만큼의 그리운 노을의 하늘과 새들이 날아올 것이다. 바람을 부르며 손짓하는 억새들의 가을, 구월의 노래가 깊어간다.
9월 '이 아침의 시' 시 소개는 박남준 시인께서 맡아주셨습니다. 박남준 시인의 촌평과 더불어 시의 향기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박남준 선생님은 1957년 전남 법성포에서 출생, 전주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4년 시 전문지 『시인』지를 통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시집으로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1990), 『풀여치의 노래』(1992),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1995),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2000) 등과 산문집 『작고 가벼워질 때까지』(1998) 등이 있습니다. 현재 섬진강이 흐르는 하동의 지리산자락 악양에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