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비가 내 마음의 창을 두들기던 날 나는 한 장의 초대권을 받는다 당신을 우주로의 여행에 초대합니다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나가 서 있으니 혜성이 날아와 나를 싣고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다 이번엔 번개를 탈까요 내 영혼에 번개의 꼬리가 달린다 여기가 당신이 떠나왔던 고향 이 블랙홀을 지나면 미래에 살 당신의 별이 나옵니다 하느님과 악마가 사는 이중 퀘이사의 별나라에 가볼까요 우주는 열려 있고 꿈꾸는 것은 자유 상상과 유머를 가지고 우주를 마음껏 즐겨보세요 우주의 비가 지상에 떨어지고 마음 젖는 날이면 나는 집 앞 정류장을 서성거린다 기쁨의 날들과 아픈 사랑의 날들을 찾아 다시 어느 별인가로 떠나고 싶어 나는 우주로의 초대를 기다린다
문복주
1962년 인천 출생. 공주사범대 및 제주대 교육대학원 졸업. 1992년 월간 『현대시』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원이며 제주 제일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시집으로 『꿈꾸는 섬』, 『우주로의 초대』.
문복주 시인은, 시정신과 시적 비유가 서로 이질적이어서 시인의 사상만 연결될 뿐 시적 진의는 전혀 결합되지 않는, 그따위 속은 빈 채 겉멋만 찌든 시는 아예 쓸 생각이 없고, 우발적 신비주의와 모험적 실천주의는 물론 위선적 관조와도 울근불근 대립하는 시인이다. 오로지 시적 영감에 최선으로 공헌하는 시의 실재적 효과만을 시의 참생명이라 고집하는 사람이니 아무렇게나 시편을 양산하여 삿된 명망을 횡재하기도 다 틀렸다. 문복주 시인은 이래저래 겉여물고 ‘정신나간 사람’이 돼가는갑다. 그만 정신 잦다듬고 올연독좌(兀然獨坐), 숭미하고 올찬 시혼(詩魂)을 우주에까지 투사(投射)하시라.
* 이 글은 소설가 천승세씨가 문복주 시인의 시집 『우주로의 초대』 발간에 부쳐 써주신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