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실
김민형
섬에서 번갯불이 길을 비추었다
그의 안내를 따라 산책을 했으나
그런 길이 얼마나 무섭고 위험한 길인지
나는 알고 있었다
교실에서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육체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고
한 시인이 말했다
생각이 끝난 자리에서 산책은 시작되었다
화려하게 발광(發光)하는 밤의 해안을 바라보며
비가 퍼붓는 숲 속을 거닐었다
벼락이 떨어지는 미학의 절벽을
교실에서는 가르치지 않았다
나는 오랫동안 번개의 길을 따라갔다
- 출전: 시집 『길 위에서 묻는 길』(천년의시작,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