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새는 어제의 인연을 못 잊어 우는 거다 아니다, 새들은 새 만남을 위해 운다 우리 이렇게 살다가, 누구 하나 먼저 가면 잊자고 서둘러 잊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아니다 아니다 중년 내외 두런두런 속말 주고 받던 호숫가 외딴 오두막 조팝나무 흰 등 넌지시 조선문 창호지 밝히던 밤 잊는다 소쩍 못 잊는다 소소쩍 문풍지 떨던 밤.
- 출전: 이면우 시집 『이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창작과비평사 2001)
▶ 이면우 시인 프로필
보일러공 시인. 1951년 대전 출생. 시집으로 『저 석양』,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그 저녁은 오지 않는다』 등이 있음. 홍사용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