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터리 바다 온종일 눈이 내렸다 밧줄에 묶인 木船은 낮게 신음하며 흔들리며 성난 사내 하나 눈을 맞으며 왔다.
흰 머리칼 휘날리며 달려와 뒤척이는, 뒤척이는, 불면의 밤.
불면의 바다여!
보이지 않는 火點을 향해 대포들이 일제히 불을 뿜는다
- 출전: 김영현 시집 『겨울바다』(천년의시작 2003)
▶ 김영현 시인 프로필
1955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창작과비평사 『14인신작소설집』에 단편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1989), 『해남 가는 길』(1992),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1995), 『내 마음의 망명정부』(1998), 장편 『풋사랑』(1993), 『폭설』(2002), 시소설 『짜라투스트라의 사랑』(1996), 시집 『겨울바다』(1988), 『남해엽서』(1994) 등이 있으며, 1990년 제23회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