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새장 안에 갇히자마자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다 이제까지 새는 의미가 아니어도 노래했지만 의미가 있어야 노래한다 하늘과는 격리된 날개 낱알의 의미를 쪼아 보는 부리 새의 안은 의미로 가득하다 새는 무겁다 건강한 날개로도 날 수가 없게 되었다 주저앉은 하늘 아래에서 욕망을 지고 나르는 인간의 등이 휘어진다
▶ 최종천 시인 약력
1954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하여 1986년 『세계의 문학』, 1988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눈물은 푸르다』(2002)가 있으며, 신동엽창작기금을 수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