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 <출전: 『시문학』 창간호, 1930.3>
▶ 시인 김영랑(金永郞) 약력
시인. 본명 윤식(允植). 190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으며, 휘문의숙 및 일본 아오야마[靑山]학원 영문과를 마쳤다. 1930년 박용철·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 동인 활동을 했으며,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언덕에 바로 누워」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전개하였다. 시집으로 『영랑시집』(1935), 『영랑시선』(1949)을 간행했다. 일제 강점기 말에는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했으며, 6·25전쟁 때 파편에 맞아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