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정지용 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 바람. 앞 섰거니 하야 꼬리 치날리여 세우고, 죵죵 다리 까칠한 산새 걸음걸이. 여울 지여 수척한 흰 물살, 갈갈히 손가락 펴고, 멎은듯 새삼 듣는비ㅅ낯 붉은 닢 닢 소란히 밟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