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귀천 꽃밭 - 천상병 손바닥 펴 꽃밭 아래 놓으니 꽃밭 그늘 앉아 아롱집니다. 며칠 전 간 비원에서 본 그 꽃밭 생각 절로 납니다. 그 밝음과 그늘이 열렬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내가 좋아하는 여자 내가 좋아하는 여자의 으뜸은 물론이지만 아내 이외일 수는 없습니다. 오십들이나 된 아내와 육십 살 먹은 남편이니 거의 무능력자이지만 그래도 말입니다. 이 시 쓰는 시간은 89년 오월 사일 오후 다섯시 무렵이지만요. 이, 삼일 전날 밤에는 뭉클 뭉클 어떻게 요동을 치는지 옆방의 아내를 고함지르며 불렀으나 한참 불러도 아내는 쿨쿨 잠자는 모양으로 장모님이 "시끄럽다, 잠좀자자"라는 말씀 때문에 금시 또 미꾸라지가 되는 걸 초자는 어쩌지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