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 날 밤에 잠없는 꿈을 꾸었습니다.
『나의 님은 어디 있어요. 나는 님을 보러 가겠습니다.
님에게 가는 길을 가져다가 나에게 주세요, 님이여』
『너의 가려는 길은 너의 님이 오히려 길이다.
그 길을 가져다 너레게 주면 너의 님은 올 수가 없다』
『내가 가기만 하면 님은 아니 와도 관계가 없습니다』
『너의 님이 오히려 길을 너에게로 갖다 주면
너의 님은 다른 길로 오게 된다
네가 간대도 너의 님을 만날 수가 없다』
『그러면 그 길을 가져다가 나의 님에게 주셔요』
『너의 님에게 주는 것이 너에게 주는 것과 같다.
사람마다 저의 길이 각각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찌하여야 이별한 님을 만나보겠습니까』
『네가 너를 가져다가 너의 가려는 길에 주어라.
그리하고 쉬지 말고 가거라』
『그리할 마음은 있지마는 그 길에는 고개도 많고 물도 많습니다.
갈 수가 없습니다.』
꿈은 『그러면 너의 님을 너의 가슴에 안겨주마』
하고 나의 님을 나에게 안겨 주었습니다.
나는 나의 님을 힘껏 껴안았습니다.
나의 팔이 나의 가슴을 아프도록 다릴 때에
나의 두 팔에 비어진 허공은 나의 팔을 뒤로 두고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