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늘이 열리는 소리 - 오상순 낙엽을 밟으며 거리를 가도 서럽잖은 눈망울은 사슴을 닮고...... 높은 하늘 속 날개 펴고 훠얼 훠얼 날으고 싶은 맑은 서정은 구름을 닮아라. 바람을 타지 않는 어린 갈대들...... 물결이 거슬러 흘러도 매운 연기가 억수로 휩쓸어도 미움을 모르는 가슴은 산을 닮았다 바다를 닮았다 하늘을 닮았다. ...... 이 밤 생각에 지치고 외로움에 지치고 슬픔에 지치고 사랑에 지치고 그리고 삶에 지친 모든 마음들이 이리로 오면 생각이 트이고 외로움이 걷히고 슬픔이 걷히고 사랑이 열리고 그리고 새 삶의 길이 보이리니 그것은 어쩌면 하늘의 목소리...... 오오 이 밤의 향연이여 새 하늘의 열리는 소리여. <1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