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첫날밤 첫날밤 - 오상순 새 하늘이 열리는 소리 단합의 결실 첫날 밤 어어 밤은 깊어 화촉동방(華燭洞房)의 촛불은 꺼졌다 허영의 의상은 그림자마저 사라지고......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바다 속에서 어족인양 노니는데 홀연 그윽히 들리는 소리 있어 아야......야 ! 태초 생명의 비밀 터지는 소리 한 생명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열반의 문 열리는 소리 오오 구원의 성모 현빈(玄牝)이여 ! 머언 하늘의 뭇 성좌는 이 밤을 위하여 새로 빛날진저 ! 밤은 새벽을 배[孕胎]고 침침히 깊어 간다.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