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미니 화분에 몸을 푼
선인장 두 쌍이 배달됐다
안녕, 사막은 낯설고 지루해
이별한 애인을 기다리는 블루 선데이
나비 한 마리 공회전 하다 사라진다
빨랫줄에 물먹은 여자가 매달려있어
파란 하늘이 뚝 뚝 떨어지고
집게에 잡힌 치맛자락이 바람의 손길을 즐긴다
꼬마 선인장은 사막의 전설을 알고 있을까
모래 속 낙타 발자국에 관한 기록이 있을까
한 뼘도 되지 않은 사막의 품에서
꿈꾸는 눈물을 키우는 선인장
대기권 밖 공기는 무표정하고
가시와 한 몸으로 호흡하는 체온을 익힌다
성큼, 저 파란 대문을 뚫고 들어와
낙타 봉을 내려놓고 꼬마선인장에게 입 맞추기를
모래바람 속에서도 나비의 비상은 끝없이
물먹은 여자의 어깨를 다독인다
푸른 사막의 중심에 매달려있던
파랗게 물든 여자가 내려온다
꼬마 선인장은 나란히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무작정 낙타의 느린 도착을 꿈 꿔 볼 참이다
찬란한 태양의 바다를 유영하며
고독한 사막의 꽃말을 피워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