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침묵 - 정숙자 떠도는 생각 밀어 넣은 말 비극이 된 사랑 바다로 간다. 약속한 바 없건만 모두 바다로 간다. 바다에 가서도 떠돌 뿐 밀어 넣을 뿐 출렁거릴 뿐 그리하여 맨 처음 침묵을 만든 건 수평선이다 그리하여 맨 처음 침묵을 간직한 건 수평선이다 만들어지는 거라고 만드는 거라고 만든 거라고 꾹 다문 한 줄 넓게 깊게 높이 또한 쓸쓸히 우그러뜨리거나 느슨하지도 않은 한 발 한 발 팽팽히 무너지면서 뜬구름과 빗돌 모래 언덕과 태양 눈보라와 먼 섬 균형 잡는 수평선 수평 가도 가도 끝없이 무엇이 부서진다 하느냐? 가도 가도 끝없이 무엇이 밀려온다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