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바이올린 - 전경배 아직 꿈을 꾸고 있구나 고고히 잠자고 있는 피아노 위 바이올린 제 고향도 나이도 이름도 까맣게 잊은 채 침묵의 노래를 듣는다 한 올 한 올 고달픈 음기音氣를 세워주고 이어주고 감아올리던 처절한 손의 작업도 멎었다 얼마나 사무쳤으면 제 어머니의 기도도 끝나지 않았는데 "나는 영원한 자유인이다" 애증과 미련 미완성 연주를 마치고 소녀는 바이올린을 내려놓고 바다로 떠났다 기다리던 그날은 오지 않고 소녀와 바이올린은 남남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소녀는 사랑하는 내 딸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