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름다운 스탠드는 우리가 고른 것이다
작은 유리구슬을 당기기만 하면 부드러운 빛이 퍼진다
텅스텐 필라멘트처럼 위태롭게 깜빡이며
잠옷 위로 흐린 그늘을 만드는 빛
벽 위에 어슴프레 번져가는 그림자의 금
하나의 시공간에 엄연히 두 개의 삶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
하긴 어떻게 두 사람이 다 만족하는 사랑이 있는가
나날의 타협으로 쌓아올린 흐린 유리성
두 개의 상처를 이어 붙인 솔기처럼
하나의 행은 끝없이 이어진다
밤의 불빛 속으로 다가오는 피로한 얼굴
한 사람은 곯아떨어지고 한 사람은 깨어 있는 침대
이상한 슬픔이 몰려오고 갑자기 섬뜩하도록 차가운 정적
집이 텅 빌 때 느껴지는 그러한 정적
사랑. 누가 그 처음의 뜨거움을 말할 수 있겠는가
서서히 식어가며 함께 누워 있는 욕조처럼 편안해지는 것
그리고 창백한 타일 위에 고여 있는 물방울처럼
싸늘하게 말라가는 외로움
사랑을 끝내기는 힘든 일이다
어쨌든 인정해야 한다
나는 이상한 그늘 아래 있다
영원할 것만 같은 생활 그렇게 사실적인 그렇게 정확한
마시고 먹고 대화하는 식탁의
그 침대의
그 불빛의
그 외로움의 그늘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