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창 - 황희순 슬개골에 숨은 半月상연골이 속삭인다 무릎을 꺾어야 해, 꺾어야 해 심장에도 半月판이 있다지, 그 반달들이 새파란 나를 청방지축 달뜨게 했던 거다 수시로 달뜨는 몸 달래주던 사람을 늙기도 전에 그만 버리고 말았다, 버리고 점점 모서리가 닳아, 밤낮없이 달아 둥근 달이 되었다 무릎이 어딘지 심장이 어딘지 아주 잊었다 뼛속에 똬리 틀고 있던 매듭이 풀려 지구를 돌리고 또 다른 누군가를 돌리며 공중곡예를 했다, 이제 반쯤 낡아 내가 나를 데리고 노는 외계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