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댓글들이 무수히 맺혔다
아무도 읽을 수 없게 겹겹이 접은
새빨간 비밀들이 철조망 친 담벼락에,
발길 많은 누군가의 블로그 페이지에
빼곡히 달렸다
읽고 싶어 환장하는 한낮의 열기를,
너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치고 싶다
혁명을 가장한 꽃봉오리들
붉은 꽃송이들이 만개 한다
난독증에 걸린 사람처럼 첫 줄부터
끝문장까지 나는 너를 읽어내질 못한다
철망에 칸칸이 들어찬
글자들, 뜨거운 입김 같은 낱말들을
내뱉기 위해
뿌리는 혹한의 계절을 건너와
가시 돋친 목소리로 푸른 줄기를
밀어 올리고, 발설을 봉인한 붉은 꽃봉오리들
소리 없이 의심쩍은 소문들이 번져간다
삐라처럼 꽃잎이 흩날릴 때
황망히 목숨 진 꽃들의 뉴스가 실리고
잎맥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불고
꽃들의 뒷덜미를 핥던 봄의 혓바닥에서는 참을 수 없는
환멸이 돋아난다
뾰족한 가시들이 일제히 살갗을 파고든다
겹겹이 감춘 불온한 혐의들이
비밀스런 댓글과 댓글로
번성하는 세상, 밤이면 아주 오래전
버려져 굶주린 개들이 출몰해 컹컹 짖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