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돌아가자 그는 마침내 혼자가 되었다.
어슴푸레한 겨울 저녁, 집 밖을 찬바람이 떠다닌다.
유리창의 얼음을 뜯어내다 말고, 사내는 주저앉는다.
아아, 오늘은 유쾌한 하루였다, 자신의 나지막한 탄식에
사내는 걷잡을 수 없이 불쾌해진다, 저 성가신 고양이
그는 불을 켜기 위해 방안을 가로질러야 한다.
나무토막 같은 팔을 쳐들면서 사내는, 방이 너무 크다
왜냐하면, 하고 중얼거린다, 나에게도 추억거리는 많다.
아무도 내가 살아온 내용에 간섭하면 안된다.
몇 자의 사진을 들여다보던 사내가 한숨을 쉰다.
이건 여인숙과 다를 바 없구나, 모자라도 뒤집어쓸까
어쩌다가 이봐, 책임질 밤과 대낮들이 아직 얼마인가
사내는 머리를 끄덕인다, 가스레인지는 차갑게 식어 있다.
그렇다, 이런 밤은 저 게으른 사내에게 너무 가혹하다.
내가 차라리 늙은이였다면! 그는 사진첩을 내동댕이친다.
추억은 이상하게 중단된다, 그의 커다란 슬리퍼가 벗겨진다.
손아귀에서 몸부림치는 작은 고양이,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독한 술을 쏟아붓는, 저 헐떡이는, 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