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먼 길 - 강상윤 주상 절리를 보러 간다 뜬밭 흙길에 먼지가 풀풀 날린다 다리 아프신 어머니 모시고 쉬엄쉬엄 걷다 보니 흙먼지 속에 봄 햇살이 따갑다 바닷가로 이어진 언덕, 소나무 아래에는 관광객들이 예전의 무장대처럼 모여 쉬고 있다 저 언덕길을 넘어서면 아름다운 중문리 해안이 나올까 돌기둥들이 켜켜로 세워지고 태평양 바닷물이 하얗게 부서지고 있을까 저 언덕길을 넘어서면 어머니 한숨도 트여질까 언덕길 넘어서면 관광객들의 마음도 시원하게 뚫릴까 예전의 무장대들은 어땠을까 나는 어머니와 함께 자꾸 뒤쳐지면서 해안으로 가는 길이 자꾸만 멀어지기를 바란다 어차피 이 세상에서 트여지고 뚫어질 것 같지 않기에 그냥 어머님이 하시자는 대로 한다 바다로 가는 먼 길 인생길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