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만 초를 끌어 냄새 맡는다
어떤 발걸음이 떠나지 않았는지
불 피웠던 자리가 훅 비린내 풍긴다
이끼에서 나는 죽음,
어느 한낮 화분에 개미를 잡느라 종일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았었던 일
연한 잎 입을 막고 손바닥을 덮어씌우던 일
참기름을 종지에 부어 갖다놓았던 일
소금 얹었던 일
노란 고무줄을 화분에 감아놓던 일
어느 1분과 같은 일이라 여겼다
화분에 개미라니,
나무아래 개미였더라면
마음이 걸렸다
오전 10시의 바다와 오후 3시의 서쪽바다는
일몰에 잠시 울었지만 저녁은 아름답다
천 개의 의자와 흰 새를 떠올렸다
새로운 푸른보자기를 늘 건네는 바다
마술사의 손에서 새로 태어난 흰 새
고요한 깃털에 깃든 영혼이 종일 창에 붙어있다
의자는 돌진할 포즈였다가 지긋하다
귀만 열어둔 의자
종일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개미를 잡느라
구부정 닿은 나의 그늘
어떤 두 손이 공손히 내어드린 것일까
칠흑 같은 허공을 날다온 것인지
건너편 지붕 위에서 나를 바라보던
검은 새 앉았다 난다
어느 전생이 저토록 먼 창인지
바다는 새소리에 귀를 내주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