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논란 - 이근화 진짜라고 말하면 그냥 믿고 싶다 가짜면 더 즐겁겠지 헤벌쭉한 지갑이 입술 같다 냄새를 맡아봐도 소용없다 진지하게 묻는다면 너는 정말 나쁘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도시의 불빛이 너무 아름다워서 기어 들어가고 싶다 손이 붙고 얼굴을 잃는다고 해도 부글부글 흘러나오는 지옥의 음악 소리는 얼마나 배가 고픈 것이겠어 가짜라고 우긴다면 내가 울어줄게 진짜라고 사기 친다면 내 목숨을 주지 부러진 다리 툭 끊어진 살들 그런 것을 본다면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피가 그렇게 쉬울 리 없다 슬픔은 들리지 않는다 고독은 냄새 맡을 수 없다 교각은 외로운 다리를 강물에 빠뜨리고 죽은 이들의 입속에 흘러 들어간 거친 모래알들 아무것도 모르는 풀잎들 그걸 어떻게 빼야 할까 바닥이 푹 꺼지고 우리가 애써 그린 지도들은 마르지 않네 가파른 돌계단에서 잠깐 발을 헛딛고 기우뚱거렸다 나의 두 발이 틀림없다고 말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