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불빛이 있는 쪽으로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자리에는 어둠만 곱으로 남았다 중앙선만 선명한 자정이 넘은 거리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남아 할증된 사연을 안고 떠다니는 사람들 속으로 가로등이 뱉는 황색 불빛이 섞인다 준비도 안된 가슴 안으로 초단위로 들어와 앉는 낮이 저질러 놓은 하루의 풍경들 돌아보면 늘 서럽기만 한 시간이 지나온 길 뒤에 버려지듯 서있다 색깔을 잃어버린 신호등 연신 노란 불만 깜박인다 시작과 멈춤의 잣대가 없으니 알아서 가란 소리다 파란불이 주는 익숙한 편안에 길들여진 나는 이 무책임한 경계에서 어쩌라는 것인지 망설임이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차들은 휙휙 제한 속도를 넘기며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