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죽별곡 - 송반달
정情이란 참 몹쓸 감기다 하노라.
한번 들어 도무지 나가지 않는 독감
말하노니 이 콜록거리는 마음의 물결을
어쩌면 좋을꼬. 물 물 에돌다
앞산의 발등에 떨어진 바람의 그릇 있어
뜬구름은 객 들었으매 허공에서 뚝 떨어진
그것은 깨질 줄 모르거늘 그 안에서
물만 물만 콜록거리나니,
바람의 그릇은 물 몸살의 도가니임에
곁으로 눕다가 콜록콜록 하거니
나란히 눕다가 쿨룩쿨룩 하거늘
이것 어찌 할꼬. 바람결에 드러내고
마느니 갈비뼈 같은 물결.
그 나. 저 나.
긴 바람결에 앙상한 갈비뼈만 남은 물결,
이것 어찌 잔잔할꼬. 콜록거리는
마음의 물결 모로 눕고 모로 눕고 돌아눕다가
감기가 감기 만나면 되느니라,
독감이 독감 만나면 되느니라,
하여 바람이 쳐 놓은 몸살의 장벽을
쿨룩거리며 넘는 물결 있거늘
불다 불다 까불다
바람이 바람의 그릇에 빠져서 실종된
그날이니라. 또한, 물은 물 그 상념의 방죽에
뜬구름은 바람과 함께 순장殉葬 되었나니
날아오른 물의 몸살은 잔잔한 공중에서
사람의 무지개로 다시 뜨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