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마법사 - 신미균
바다를 복사해 인터넷 창에 띄우고
기차를 끌어다 붙여넣기를 했다
바다 위로 기차가 달리고
파도가 꼬불꼬불 라면발이 되어 따라온다
허기진 마음에 무작정 그 기차를 탔다
물병자리 지나 전갈자리 지나
오리온자리의 말머리성운까지 가보는 거다
가다 심심해지면
연결 마법사를 불러
진작 술병 하나 들고 물병자리 옆으로
세상 떠난 그를 만나면 된다
그는 동영상으로 폴더에 잘 저장되어 있다
동영상 속의 그와 술 한 잔 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안주는
불어터진 라면이다
그는 술 한 잔을 단숨에 마시고는
잔을 머리 위로 올려 뒤집는다
술 한 방울이 눈물처럼 얼굴 위로
똑 떨어지면서
죽어도 살아 있는 그가
잔을 내민다
무심코 그를 잡으려다
아무 키나 눌러버렸다
기차와 바다와 그가 겹겹이
모니터 위로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