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그 먼 둑길 - 김백겸
온갖 추억과 기억들이
온갖 불안과 공포들이
온갖 기다림과 사랑들이
푸른 전기로 흘러들어 갔다가 붉은 에너지로 흘러나오는
저수지이자 유수지인
마음의 제방에는
외로운 지붕의 집 한 채가 느티나무그늘아래 까치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전생의 소식을 부리로 물고 오거나
후생의 예언을 발목에 매고 가는
까만 모자의 우체부는
시도 때도 없이 현생을 방문해서 마음의 풍경이 잘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 동안 생계가 막막해서 타지로 전입을 가지는 않았는지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지는 않았는지
누구의 관심이며
어떤 이유의 간호인지는 모르지만
마음의 그림이 저 혼자 제멋대로 이상한 초 현실의 풍경을 그릴까봐
염려하는 인연에
외로운 지붕의 집 한 채가 필사적으로 구도를 지키며 제방 아래로 흘러가는
시간의 물소리를 듣습니다
온갖 기쁨과 슬픔들이
온갖 영광과 모욕들이
온갖 탄생과 죽음들이
푸른 물고기로 들어왔다가 검은 물고기로 바다로 흘러나가는
저수지이자 유수지인
마음의 제방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