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새벽의 기원 - 유희경
어항처럼 둥근 눈을 가진
구름의 새끼가 우는 소리를
새벽 첫차를 기다려본 자라면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다
병원 앞 정원에 피어난 키 작은
페츄니아들은 일종의 사건이다
꽃과 구름 사이로 가슴 흰 새가
가깝게 날아간다
새벽 첫차를 기다리며 토악질을
해본 사람이라면 새벽이 얼마나
환한 물건인지 알 수 있다
도로는 그 새벽의 가슴을 뚫고 늘
모두의 집 앞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현기증은 걸음으로부터 회오리치고
나의 모든 신발은 바깥부터 안으로
닳아 없어진다 내가 걸은 모든 길은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다
엉덩이와 허리 사이 숨어 있는
추억의 나사는 얼마나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가 현관을 지나는
젊은 의사의 가운에서 흐린 죽음이
막 태어났다가 사라진다
그것은 구름의 테두리와 닮았다
다시 구름의 새끼가 내뱉는
부드러운 울음소리가 대기를 감싼다
취하거나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새벽의 가슴을 뚫고 돌아오는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새벽 첫차를 기다리는 자에게
구름은 지난밤의 그림자를 안고
잊혀지기 위해 기록된 새벽
나는 부어오른 발목을 데리고
한밤을 미끄러졌다 구름 아래서
나는 나의 믿음을 배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