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經·45 - 홍신선
어느 때는 처마 끝 녹슨 풍경 안에 은신한 청동 물고기로
후, 다, 닥 튀어 올랐다가 잠적하는
어느 때는 엉뚱하게 도청길 바쁘게 날리는 낙화들 틈새
잠깐 뒷모습 두었다가 잠적하는
그렇게 잠적에서 잠적으로
뭇 현상들의 뒷길로만 경공술로 나는 듯 자취 없이 달리는
천 길 깊숙한 잠행이여
텅 빈 허공에서도
그립다 마음 쏟으면 불쑥 나타나 보이는
보이다 불쑥 안 보이는
누군가의 가뭇없는 발소리
시작도 끝도 없이 흐르고 흐르는 바람이여 인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