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 최영철
여름이 채 가기도 전에 매미는
제 외로움을 온 천하에 외치고 다녔네
해밝으면 곧 날아갈 슬픔을
비는 너무 많은 눈물로 뿌리고 다녔네
아무데나 짖어대는 저 개
사랑이 궁하기로서니
그렇게 마구 꼬리를 흔들 일은 아니었네
그 바람에 새는
가지와 가지 사이를 너무 빨리 지나쳐 왔네
저녁이 오기도 전에 바위는
서둘러 제 몸을 닫아벼렸네
입만 꾹 다물고 있었으면 좋았을걸
붙잡던 손길 다 뿌리치고
물은 아래로 저 아래로 한정 없이 흘러가고 있네
천둥의 잘못은 너무 큰 소리고
제 가슴을 두드리며 울부짖은 것이네
시인의 잘못은 제 가난을 밑천으로
너무 많은 노래를 부른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