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조식품 판매원 - 김수열칠순 훌쩍 넘긴 나이에도 당신은 어스름에 집을 나서 출근부에 도장 찍습니다 이 나이에 꼬박꼬박 도장만 찍어도 기본급을 주는 일자리가 어디 있냐며 약상자 바리바리 싸들고 회사문을 나섭니다. 한때 계모임 했던 친구네 집 사돈에 팔촌까지 이미 한 순배 돌고 돌아 더는 갈 곳도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가락에 침 발라 낡은 장부 뒤적입니다 고생 접고 편히 사시라 해도 성한 몸뚱어리 놨다 어디 쓰냐며 단호하게 손사래칩니다. 몇 상자 팔아야 남는 이문으로는 글쓴답시고 술담배에 절어 사는 자식놈, 키토산도 먹이고 가진 것 없는 시부모 만나 맞벌이하는 며느리, 하이폴렌도 먹이고 손주녀석, 비타칼슘도 먹이고 마음만 종종걸음일 뿐 마땅히 갈 데 없고 오라는 데는 더욱 없습니다 온종일 발품에도 허탕치고 해거름 등지고 집에 들어 뜨는 둥 마는 둥 저녁상 물리고 집채만한 은행빚 무게에 겨워 애벌레처럼 오그라든 채 잠자리에 드는 당신- 시집 『바람의 목례』중에서 Kiss The Rain - 이루마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2-23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