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수제비 - 김경수
가을이 청아하게 유혹을 한다
억새와 갈대는 서로간의 느낌을 확인하며
바람에게 안부를 전하고
풀잎에 다가온 고독의 색깔들
저녁놀을 바라보며
생명의 유한함에 손짓을 한다
사람ㅡ 사람들 생각의 틈새에서
가을이 가을빛을 화선지에 그리며
또다른 풍경 속으로 투명하게 걸어간다
단풍 같은 그리움의 열정
옥빛 바다에 물수제비를 떠보며
여린 물살을 가르는 정 많은 우리는
직립을 모른 채 가파르게 파동을 일으키고
가장 향기롭다는 외로움을 파도로 뱉어 낸다
혁명 같은 가을날의 사랑을 꿈꾸며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