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의(歸依)의 봄 - 吳南洲
징검다리 세며 건너온
그 봄날은 외려 찬란했다.
정토(淨土)가 어디쯤일지 궁금하다가
불기(佛記) 2547년 5월 초이튿날, 꽃술이와
옳다 그르다, 밉다 곱다 가리는 것
티끌만한 차이라 새삼 깨닫고
세상일에 그 생각만 버리자 했지.
밀짚모자에 지팡이 벗삼다가
너럭바위에서 좌선(坐禪)을 배우는데
집착할수록 도(道)에 멀어지려 하고
멀어지자니 차츰차츰 다가오던걸,
옳거니, 그 마음의 근원(根源) 돌이켜보매
비고 맑아서 되새길 것 하나 없는데
징검다리를 하늬가 앞장서 건너더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