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 그루터기 - 이은림
밑둥뿐인 미루나무 곁에 서 있다
잘린 둥치 위에 마구 뻗쳐올라 흔드는 손
마치 잃어버린 몸 부르는 듯
아니,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는 연둣빛들이
너무 가벼운 제 무게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갸웃거리는 표정
그에게 잠시
내 몸을 빌려준다
아직 따뜻한 나무의 피
내게로 흘러들어온다
내가 미루나무다
이은림 시집'태양 중독자"[랜덤하우스]에서
미루나무 그루터기 - 이은림
밑둥뿐인 미루나무 곁에 서 있다
잘린 둥치 위에 마구 뻗쳐올라 흔드는 손
마치 잃어버린 몸 부르는 듯
아니,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는 연둣빛들이
너무 가벼운 제 무게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갸웃거리는 표정
그에게 잠시
내 몸을 빌려준다
아직 따뜻한 나무의 피
내게로 흘러들어온다
내가 미루나무다
이은림 시집'태양 중독자"[랜덤하우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