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구부린다 - 허형만
여든 여섯 해 동안
턱 한번 꼿꼿이 세운 법 없이
평생을 호미질만 하시던
어머니 허리가
오늘은 절반으로 꺾이셨다
함께 손잡고 걷는 아들
허리를 구부리고 우러러 뵌다
환갑이 되어서야 구부러지는 허리
그렇구나 구부릴 수만 있다면
구부릴 수 있는 데까지 구부리겠다
온몸을 말아서 공처럼 둥글어지겟다
그리하여 마침내 당신의
영혼의 문 앞에 당도할 수만 있다면
허형만 시집"첫 차"[황금알]에서
허리를 구부린다 - 허형만
여든 여섯 해 동안
턱 한번 꼿꼿이 세운 법 없이
평생을 호미질만 하시던
어머니 허리가
오늘은 절반으로 꺾이셨다
함께 손잡고 걷는 아들
허리를 구부리고 우러러 뵌다
환갑이 되어서야 구부러지는 허리
그렇구나 구부릴 수만 있다면
구부릴 수 있는 데까지 구부리겠다
온몸을 말아서 공처럼 둥글어지겟다
그리하여 마침내 당신의
영혼의 문 앞에 당도할 수만 있다면
허형만 시집"첫 차"[황금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