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길 - 손택수
길이 착 달라붙는 느낌
뭐랄까 내 발이 무슨
나무뿌리라도 되는 줄 아나
나를 땅속에 아주 심어두겠다는 심사로
길 깊숙이 발이 끌어당겼다가
빼내려고 하면 착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 진절머리
말마라 그런 여자가 나는 차라리 그리운가 보다
바짓가랑이 좀 젖는다면 어떠랴
누가 나 같은 것을 이렇게 받아준 적 있느냐
한사코 살을 부비며 붙들어 본 적 있느냐
밋밋하던 몸매가 비만 오면 울통볼통
숨겨놓았던 육감을 드러내며 아주 애를 먹이는
찰지디찰진, 뭐랄까
속궁합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