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으로 읽다 - 조은
삶에 찌들어 더 이상 읽히지 않는
나는 이불이다
나를 알기 위해 물에 불린다
손 쓰기엔 너무 버거운,
보이지 않는 정답 쉬이 풀리지 않는다
맥을 짚듯 두 발로 더듬는다
먼 기억 속 부드런 섬모의 숲을 거슬러오르자
작은파문 일더니
지난날 부끄런 얼굴 비누거품에 비추인다
좀체 읽히지 않던 젖은문장, 속삭임처럼 흘러나온다
발로 꾹꾹 짚어가며 또박또박 읽는다
발바닥으로 읽다 - 조은
삶에 찌들어 더 이상 읽히지 않는
나는 이불이다
나를 알기 위해 물에 불린다
손 쓰기엔 너무 버거운,
보이지 않는 정답 쉬이 풀리지 않는다
맥을 짚듯 두 발로 더듬는다
먼 기억 속 부드런 섬모의 숲을 거슬러오르자
작은파문 일더니
지난날 부끄런 얼굴 비누거품에 비추인다
좀체 읽히지 않던 젖은문장, 속삭임처럼 흘러나온다
발로 꾹꾹 짚어가며 또박또박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