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 김수현
유행가 가사처럼
그리운 이름 하나쯤 새기어
바닷가 이름 모를 섬 속에 새겨두고
문득 생각에 젖어
그리워할 수 있는 차 한 잔의
그리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떠밀려오듯 살아온 내 젊은날의 초상이
그리운 이 하나 없는 이 섬에서
이방인이 된다면 이 얼마나 서러우랴
우연히라도 낯선 곳에서
지난날 추억 하나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애련한 그리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첫사랑의 기억 같은
내 삶의 이야기 하나쯤 풀어 놓으며
밤새도록 재잘대며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그런 풋사랑 같은 그리움
하나쯤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